
2024년 현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여럿 있을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빠질 수 없는 키워드는 ‘드라마’ 아니었을까요? 2024년 3월, 방송국 tvN은 새로운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가 박지은이 집필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입니다. 지금껏 독특한 캐릭터와 비범한 연기력을 보여준 김수현, 김지원 배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1화부터 시청률이 점점 상승하더니,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24.9%를 달성했습니다(출처-닐슨코리아). 이전 tvN의 최고 시청률 작품이었던 <사랑의 불시착>을 뛰어넘는 기록이라니,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었지요.
숏폼콘텐츠(1~10분 내의 짧은 영상)라는 현재의 유행에 관하여, 혹자는 드라마 시장에 위기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반증하는 드라마 흥행은 드라마가 아직 건재한 트렌드 선도자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고의 연장선으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뿐만 아니라 인간 문화에 줄곧 영향을 미쳐온 드라마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요? 본디 드라마란 무엇일까요? 오늘은 부족한 지식을 바탕으로 드라마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드라마의 정의
드라마는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요? 가장 비슷하다는 영상 매체인 영화와 달리, 집에서 볼 수 있다는 장소성이 특징일까요? 다부작의 영상 매체를 말하는 것일까요? 많은 드라마 연구자가 발표한 연구서만 보아도 그 정의는 정말 다양합니다. 한국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드라마란,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대화를 기본 수단으로 하여 표현하는 예술 작품을 말합니다. 서양에서 Drama의 원어는 그리스어 ‘dran(행동하다)’와 어미 ‘ma(결과)’의 합성어입니다. 즉, 사람의 행동 결과를 말하지요. 어떻게 보면 능동성, 행동에 초점을 둔 단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어에서는 이 단어를 따서 만든 ‘dramatic(극적인)’이라는 형용사도 있지요. 감격적이고 인상적인 그런 순간에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동시에 한문의 ‘극(劇)’이라는 단어도 떠오릅니다. 한자 그대로의 의미에선 ‘심하다’, ‘정도가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짐과 동시에 문학의 한 종류인 연극의 의미도 포함합니다.
이처럼 드라마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정리하면 드라마란 ‘우리의 일상과 다르게 과장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비범함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감격적이고 인상적인 순간을 전달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흔히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선사해 주는 것이지요.
2. 드라마의 성공 요인?
그렇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의 장을 열어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를 갖추어야 할까요?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연구한 <드라마 성공 요인 분석> (2009)에 의하면, ①매력적인 등장인물의 창조, ②등장인물의 개성, ③참신하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가 함께 어우러져야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가고, 이 완성도가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서술합니다.
하지만 이는 10여 년 전 연구니, 성공의 기준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유사도, 그에 걸맞은 연기력, 몰입에 중요한 음악 요소까지 배우, 극본, 연출의 삼박자가 맞아야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드라마 방영 수단도 다양해짐에 따라 웹드라마, 짧은 호흡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단편 드라마 등 드라마 형태가 점차 변화하기도 합니다. 보편화된 OTT의 성장에 따라 드라마 접근성도 낮아져, 인기 드라마의 기준 또한 동시에 높아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드라마의 구성과 메시지
결론적으로 저는 <드라마의 성공 요인 분석>처럼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 정해진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수학 공식처럼 계산하면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닌 다양한 변수 속에서 탄생하는 문학이기 때문이겠지요. 드라마의 본질인 인물의 일련의 행동, 즉 이야기에 더하여 특수한 개성을 더하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드라마는 우리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작품 속 인물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사건에는 갈등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지요. 따라서 사람 사이의 갈등이 드라마에서 필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드라마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참고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은 온갖 갈등에 대비하여 복수, 공격, 보복을 거부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런 방법의 기초는 사랑이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은 대화고, 대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이야기에 흥미를 유발할 만한 요소를 붙여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드라마는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요? 결국 필자는 드라마를 평가할 때 작품 내부에서는 인물 사이의 사건과 대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봅니다.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고,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대화를 하는지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요.
그에 따라 갈등 해결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수반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혹자는 갈등 해결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해는 사랑보다 후행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해를 위해 사랑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타인의 사정을 헤아려서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타인의 상황, 내 상황이 바뀌면 이해는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해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도 있는 사랑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는, 내가 타인보다 더 낮아지는 겸손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앞으로 여러 드라마를 통해 풀어나가 보지요.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